서울 시청역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로 16명의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운전자 차모(68)씨의 과실이 차량 결함보다 더 크다고 경찰에 통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1일 국과수로부터 사고 분석 결과를 전달받았고, 경찰의 자체 분석도 마무리되었다”며 “사건의 진실에 거의 다다랐다”고 발표했다.
국과수가 작성한 사고 감정서에는 가해 차량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감정서에는 사고 차량의 결함이나 급발진 가능성보다는 운전자 차씨의 과실이 더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알려졌다. 보통 국과수의 사고 차량 조사는 1~2개월 정도 걸리지만, 이번 사건은 국민적 관심이 커서 경찰이 신속한 분석을 요청했다고 한다.
경찰은 사고 차량에 대한 추가 조사 없이 국과수의 분석 결과와 차씨의 진술을 대조하는 작업만으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청장은 “국과수 감정서를 검토한 결과, 차씨를 추가로 조사하면 사건을 종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차씨의 과실이 사고의 주요 원인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청장은 “여러 분석 내용 중 예상하지 못했던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었다”며 “현재의 분석 결과는 충분히 확신을 가질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고 원인 조사가 철저하게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차씨는 현재 갈비뼈 골절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어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 사고 후 병실에서 두 차례 조사를 받은 차씨는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만간 세 번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에서 2주간 치료를 받은 차씨는 15일 다른 병원으로 옮겨질 계획이다.
